매너리즘 극복법

포스팅 제목이 ~ 중급편인데, 제 스스로 정의하는 “중급” 은 글자를 읽을 수 있고 간단한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정도, 대화 주제가 있으면 한두마디 답변도 가능한 정도입니다. 

4개월 가량 일본어 공부에 정진한 결과, 드라마틱하게 실력이 늘진 않았지만 머릿속으로 한국어→일본어 변환 과정없이 간단한 문장은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타시와 카이샤인데스. 경기도니 슨데이마스. 아나타노 슈미와 난데스까? (私は会社員です。キョンギドに住んでます。あなたの趣味は何ですか?) 정도는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죠.

하지만 여전히 뉴스를 봐도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고 자막 없이 일본 드라마를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아둥바둥 노력해도 성취감이 점점 떨어지고 노력한만큼의 보상이 충분히 주어질 것인가에 대해 의심이 들게 되죠. 채 4개월도 되지 않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매너리즘의 벽을 넘기 위해 다들 본인만의 솔루션이 있겠지만 저는 질릴만하다 싶으면 그만두고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 시도해 보는 것으로 매너리즘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다 결국 작심삼일로 끝난 목표들도 많이 있지만 일본어의 경우 의외로 새로운 자극을 받는 것이 계속 관심을 가지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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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극 ~ 중급편

사실 한국에서 일본어 네이티브를 만나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돈을 내고 학원에 등록하는 방법입니다. 

중학교 학교 과제였던 “공항에 가서 외국인에게 말 걸고 사인받아오기” 같은 주책맞은 어프로치는 이제 30대를 넘어선 성인에게는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그래서 다들 대화 상대를 찾아 학원을 찾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돈 = 수업의 등가교환이죠.
하지만 당시 저는 따로 회화 학원에 투자할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돈을 내지 않고 네이티브와 만날 수 있을까하는 아이디어를 짜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영어 회화나 일본어 회화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1차로 전화로 상담을 신청합니다.  그리고 2차로 학원에 실제 방문해서 10~15분 가량 레벨 테스트를 받게 됩니다.

이 때 초급반 희망자의 경우 한국어 강사에게 테스트를 받게 되지만 중급, 고급반 희망을 하는 경우 필기 테스트 혹은 네이티브 강사와 1:1로 만날 수 있습니다. 주로 대학생 대상으로 토익 중심의 신촌 말고 직장인 밀집지역인 여의도나 강남 회화 학원의 경우 네이티브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았습니다.
일본어에 한정짓지 않고 영어 연습도 할 겸 1:1 영어회화 학원에도 상담받는 등 “나에게 맞는 학원 선택”이라는 미명하에 2~3개월 가량은 학원 순방을 했었죠. 

주말마다 신촌과 강남, 여의도, 일산 일본어 학원을 순회한 결과 아래와 같이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a. 텍스트 소리내어 읽기로 습득한 내 일본어가 통한다.

b. 상대방이 못 알아들어서 반문하는 빈도가 영어보다 낮아서 자신감이 생긴다.

c. 일단 자기소개는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된다.

d. 어휘력이 매우 낮아서 좀 더 설명을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다. 

수업료가 낮아서 이 정도라면 낼 수 있겠는데? 라는 곳도 있었지만 매너리즘 극복 및 자신의 약점 파악이라는 의외의 소득이 있었으니 학원에 등록하는 것은 실력이 어느정도 갖춰진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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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교환 ~ 중급편

주말마다 학원 순방을 했으니 공부했다라고 정의하기에는 어려운 시간이지만 내 부족함을 알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이니 “工夫” 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겠죠.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지 이제 7개월 즈음 접어드는 어느날, 퇴사했던 직장의 전 동료와 식사를 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소개해 준 것이 언어 교환 사이트였습니다.
실제 본인도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여러 방법을 알아보다가 언어 교환 사이트에 가입, 한국어 – 영어 언어교환을 하고 있고 나쁘지 않다는 평이었죠.

http://conversatioinexchange.com 

무료 서비스로 본인이 원하는 언어 교환 상대를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가입한 다음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상대방이 답변을 주고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외국어로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고 매일같이 접속을 했었죠. 하지만 단점도 같이 존재합니다.
한쪽이 어느 정도 회화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라면 서로 초보자인 경우인데 처음 며칠간은 이야기가 이어지더라도 결국 표현의 부족, 대화 주제가 부족해집니다. 또한 언어 습득을 위한 모티베이션도 서로 다르기도 하고 쉽게 연락을 끊어도 문제없는 인연이기 때문에 두세번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저도 접속하게 되는 주기가 짧아지게 되고 결국 2개월 가량만에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제 동료와 같이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유익한 관계도 있기 때문에 기대를 했었지만 당시 저와 맞는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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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 자동 번역 ~ 중급편

조금씩 말하기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아직도 히라가나 주석 없이는 한자를 읽을 수 없는 게 문제였습니다.

일본어 습득의 목적은 회화 중심이 아니라 언젠가 업무에서도 일본어를 사용할 수 있을만큼의 실력을 갖추는 것이었기 때문에 10개월 가량 일본어에 노출을 시켰으면 이제 말하기와 더불어 독해에 조금씩 포커스를 두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어 텍스트를 접하면 까막눈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상태였으니 일본어 교재를 구입하는 것도 큰 의미가 없었죠. 그러다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크롬 자동 번역입니다.

영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다르니 1:1로 매칭시킬 수가 없지만 일본어라면 100% 완벽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 매칭이 되기 때문에 일본어 문장 한번 보고 한국어 번역 한번 보고 외우는 방식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래의 예시는 참가 参加 입니다만 크롬에서는 참여로 번역되었습니다. 

a. 원문: ほかの者を参加させると、それにも分け前をやらなければならなくなる。

b. 번역: 다른 사람을 참여시키면 그럼에도 몫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c. 실제 뜻: 다른 사람을 참가시키면 그에 따라 몫을 나누지 않으면 안된다. 

번역문은 잘 이해가 안되는 비문이지만 비문이라도 대강의 뜻이 파악되기 때문에 의외로 공부가 됩니다.

대략적인 뜻이 파악이 되었으니 비문인 것을 감안해 다시 정확한 뜻을 알아보게 됩니다. 따로 단어장을 만들지 않아도 ほかの者 = 다른 사람, 参加させる = 참가시키다, させる = する의 수동형 등 조금씩 이해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간을 정해놓거나 목표를 설정해 놓고 시작한 공부가 아니기 때문에 평일에는 귀찮아서 넘어간 적도 많았고 주말에도 몇시간씩 앉아서 번역기를 돌린 것도 아닙니다만 생각날 때마다 틈틈히 조금씩 하다보니 이제 주석이나 번역이 없이도 조금씩 알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 매칭시 대략적인 법칙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단어 자체는 한자어로 독음만 틀리기 때문에 비스무리한 발음을 유추해서 내뱉어보면 그게 맞을때가 왕왕 있습니다.

예를 들면, 

화 = 와 電話

회전 = 세츠 左折

가 = 조우카 増加

완전히 발음이 다를 때도 있지만 발음이 유추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는 왠지 스스로가 대견해지더군요.

크롬 번역 공부법까지 도달해서 1년여 이상 공부를 한 이후에는 이제 일본어는 중급을 벗어낫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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